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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비평/창작과 비평

2014 대한민국 실내악 작곡제전 IV 강연 & 연주회 리뷰

by Muzik者 2014. 12. 27.

연말이라 이러저러한 약속이 많아 12월3일에 있었던 "2014 대한민국 실내악 작곡제전 IV"의 강연(세미나)과 연주회에 대한 후기를 이제야 올립니다..ㅠㅠ 아래 링크한 영상들은 모두 (사) 한국작곡가 협회의 공식 유투브 채널(링크) 에서 가져온 것 입니다. 이날도 2일에 있었던 작곡제전 III은 물론 상반기에 있었던 I, II와 마찮가지로 연주회(서울 예술의 전당 리사이트홀)전에 관련한 세미나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자음악실에서 있었는데요... 이날 연주되는 작곡가들의 작품 7곡을 소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강연리뷰]

서정은교수의 강연(세미나)


화면 왼쪽 하단에 다소 삐딱하고 산만한 뒷통수가 필자임!! ㅋ


음악학 박사(?) 서정은님이 "이 시대 한국의 음악언어, 주관성과 보편성의 공존" 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시작하며 이날의 연주회 프로그램을 소개 하였는데요... 위에 세미나 영상을 링크하니 좀 길지만 흥미 있는 분들은 시간되실 때 보셔도 되겠습니다.


준비해 오신 PPT를 활용한 서정은님의 강연은 매우 간략하고 요점만 짚은 체 빠르게 진행되었는데요.. 이유는 연사에게 주어진 시간이 30~40분 정도 밖에 되지 않아서 입니다. 연주회가 저녁 8시 인데 이 세미나가 6시30분에 시작되었습니다. 세미나 후 연주전를 보기 위해서는 5~10분정도 걸려 예술의 전당으로 이동해야 하고 또 잠깐 차 한잔 마실시간을 생각한다면 길어야 40분인거죠. 그래서 그 짧은 시간 안에 일곱 작곡가의 작품을 소개해야함과 더불어 한국현대음악의 경향을 진단해야하니 요점만 추려 이야기 하고 갈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그래서 조금 아쉬움도 남는 강연이었습니다.


작곡제전III 리뷰 1부(링크)에서 제가 지형주 박사(III의 강연)가 언급한 '포스트 모더니즘'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며 '한국의 포스트 모더니즘'에 그러한 의구심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서정은님이 이 강연에서 통찰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강연 중 초반의 내용이 그것 입니다.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은데요...


1) 한국은 서양에서 오랜 세월에 걸친 단계적이 근대화 과정을 겪지 않은 채 짧은 시간 안에 산업화 및 민주화, 현대화, 자본주의화가 일어남.

2) 음악에서도 근 2천년간의 서양음악사의 발전과정을 겪지 않은 채 세기의 전환기에 갑작스럽 밀어닥친 서양문불의 영향을 받아 서양음악이 급속도로 유입되어 보급되고 발전 됨.

3) 현대 우리 문화에 있어 한국적인 것과 서양적인 것을 따로 구분하는 것이 거의 무의미할 만큼 혼재.

4) 음악에서도 한국전통음악의 영향과 서양음악의 영향이 혼재.


쉽게 이야기해 서양사회에서 '포스트 모더니즘' 이라는 사조(思潮: 어떤 시대나 계층에 나타나는 공통적이고 일반적인 사상의 흐름)가 형성되기까지의 역사적 흐름과 우리의 흐름은 판이하다는 것입니다. 서양사회에서 혁명이 일어나 신분제도가 무너지고 산업화가 일어나는 등 격동의 혼란기를 겪으며 기존 관습과 전통, 권위와 체계 및 신앙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됩니다. 그러한 흐름은 예술계에도 영향을 미쳐 관습을 혁파하는 미래주의 운동이나 다다이즘 운동이 일어났고 이것이 훗날 모더니즘을 형성하게 됩니다. 그후 이러한 급진적인 모더니즘에 대한 사후 반성이 생기고, 세계화에 따라 그동안 다양한 문화에 대해 존중하지 못한 과거의 모습들을 반성하게 되면서 모더니즘의 연장선상에 있으면서도 그에 대한 반성으로써 포스트 모더니즘이 형성되었다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포스트 모더니즘의 가치를 간력히 정리하자면 "다양성"의 존중입니다.

즉, 모더니즘의 연장선상이자 그에 대한 반성으로 형성된 '포스트 모더니즘'이 국가적으로 빠른 근대화와 산업화를 이루기는 하였지만 모더니즘 운동조차 없었던 한국 현대 예술사에서 사조적 개념으로 끌어다 쓰는 것이 억지스러울 수 있는 것이지요.


서양음악의 도입이래 한국의 서양음악은 독자적인 사조를 형성한 적이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초기에는 서양음악의 전통을 배우기에도 버거웠고, 한국전쟁 후 산업개발 시기에는 일부 전위적 예술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것이 예술계 일반의 경향이라기 보다 작가 개개인이 일본이나 미국 또는 유럽 유학을 통해 접했던 모더니즘의 흐름에 영향을 받은 것 뿐이고, 80년대 이후로는 많이 예술가들이 해외 유학을 통해 유학지에서 배워온 것을 국내 대학 커리큘럼에 억지로 이식하였을 뿐, 작가들 사이에 시대적 화두로 써 포스트 모던니즘이 담론화 된 것은 최근의 일입니다. 그런데 이 조차도 비평이 자유롭지 않은 한국 음악계나 예술계의 권윈적 풍토로 인해 실질적인 우리 사회의 문화적 사상으로서 형성된 바는 없습니다. 그저 해외에서 배워온 것을 바탕으로 서양 현대예술의 아류를 형성하고 있을 뿐이지요. 그래서 원조에 대한 권위에 맞서지 못하니 우리 문화 안에서 여러 방향으로 새로이 재해석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류는 원류보다 엄격하기 마련이니까요. 과거 조선시대에 유학이 우리나라에 수입되어 그 사상이 사회의 제도나 문화 속에 원조인 중국보다 더 엄격하게 녹아들었듯이 말입니다.


음.. 또 이야기가 산으로 가네요..ㅎㅎ

이 세미나에서 서정은님의 발표가 끝난 후 제가 서정은 님께 강연 주제에 대해 한가지 질문을 던졌는데 영상에서는 짤렸네요.. 제가 이날 전날과 마찮가지로 (작곡제전III리뷰 참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약빤 상태에서 어려운 강의를 듣다보니 질문과정 중 말이 많이 꼬이고 횡설수설 했는데 그래서 짤랐나 봅니다..ㅎㅎ 영상편집자님 미안ㅠㅠㅋ


질문내용은 강의 타이틀로 사용한 "주관성과 보편성의 공존"에 관해서도 저의 이해부족인지 관점의 차이인지 모르겠지만 서정은님이 진단하시는 한국 현대음악의 보편성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래서 그에 대해 질문했더랬죠. 그런데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하신 듯 서정은님도 말이 많이 꼬이시고 저도 약빨아서 횡설수설 반박하고 그러다 사회자님이 워워~ 급 정리함으로써 마무리 되었답니다. 서정은님 사회자(신혁진)님! 이글을 빌어 사과드립니다용~ㅎ


하지만, 아직도 이해는 안가네요. 혹 서정은 님이 이 글을 읽으신다면 댓글을 달아주셔도 좋습니다.^^ 전날 강의도 그렇고 이날 강의도 그렇고 양일간의 세미나를 들으며 느낀점은, 양일 각 7작품씩 소개된 곡들은 단순이 협회의 산하단체들로 부터 각각 추천 받은 것으로 그들 사이에는 아무런 주제적 연관성은 없으며 각 작가들 사이에 어떠한 교류나 주제적 교감이 있었는지도 알 수 없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각 세미나에서 그 7작품들을 무리하게 하나의 주제 안에서 넣어 다루려 하지는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굳이 7작품을 대표할 공통의 타이틀을 뽑아 강의의 서두를 장식할 것 없이 개개의 작품과 작가에 대해 소개했으면 그만일 텐데 말이죠... 그리고 추가적으로 학자로 각 작품으 분석한 소회와 평가들을 그리고 그로부터 끌어낼 만한 담론을 제시하면 될 테고요...


그래서 이 개인적인 소회나 평가에 대한 부분도 살짝 물어보니 살아있는 작가의 작품에 대해 평가하기는 그 업적이 아직 모두 다루어지지 않아 매우 조심스러운 것이며 시간이 흘러 후대에서 더 공정하게 평가될 것이라며 몸 을 사리더군요. 살아있는 작곡가라 이야기 하지만 사실은 대학 교수라는 권위에 대한 비평을 무서워하는 이것이 한국 음악계의 씁쓸한 현실입니다!!! 이렇게 예술가들은 물론 학자들까지도 권위주의가 팽배하고 그러한 분위기에 눌려 과감하고 자유로운 의사표시를 꺼려하니 '포스트 모더니즘'을 더더욱 이야기 할 수 없는 것이지요.


서정은님의 강연(세미나)에 대한 리뷰는 이것으로 마치고 이제 이날 연주된 곡들에 대해 이야기 하겠습니다.




[연주회 리뷰]


이 날 소개된 프로그램 7곡은 한국작곡가협회의 산하 단체로 부터 추천 받은 6명의 작곡가의  각 1곡과 초청작품 1곡으로 구성었습니다. 마찮가지로 협회의 공식유투브 채널로 부터 영상을 링크해 왔는데요 두곡은 영상이 업로드 되어있지 않네요.


호흡 : 창작은 기억을 묶은 꽃다발

오용철 작곡 (2013년) (대구 젊은 음악인의 모임 추천)

트럼본 조양근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창작이 일어날 수 없다. 0(제로)에서 창작이 시작될 수 없다는 말이다. 창작이라는 것은 기존 기억들을 선별하여 새로운 방식으로 엮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테면 '꽃다발' 같은 것이다. 플로리스트는 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꽃을 선택해서 함께 묶어주는 것이며, 그럼으로써 꽃다발은 다른 색, 다른 모습으로 재탄생한다. 이와 같이 작곡가는 여러 경험을 통해 기억하고 있던 것들을 작품을 통해 다양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2012년 12월 아버지의 임종의 기억을 바탕으로 "호흡"이라는 제목을 사용하였다. 이번 곡을 쓰면서 창작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황갈색의 글은 전 리뷰들과 마찮가지로 프로그램에 작곡가들 쓴 간략한 해설입니다.


다소 무거운 기억을 바탕으로 작곡된 작품인데요... 트럼본 솔로 곡입니다. 곡의 주제가 다소 철학적이라 화려한 기교보다는 추상적인 멜로디와 상징적인 빛(조명)과 함께 몇가지 울림이나 숨(호흡)으로 일관한 작품입니다. 심미적 관점에서 매우 지루하고 재미는 없으나 관점에 따라 주목할 만한 곡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연주가 너무 형편없네요!!! 도저히 들어줄 만한 수준이 아니에요. 연주가 스스로가 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함이 느껴지며 또한 연습이나 준비가 충분치 않음을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연주자의 이해나 준비 소홀을 지적하는 이유는 연주자의 연주 뿐 아니라 곡의 표현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본 곡은 영상에서 알 수 있듯이 조명을 활용하여 몇 가지 주제를 상징하고 있으며 그와 동시에 연주자는 숨을 쉬거나, 소리를 치고 컵을 붙여 올렸다가 떨어뜨리는 등 '공연'을 합니다. 그러나 보면대의 악보를 보느라 버젓이 고개를 푹 숙이고 연주하는 연주자에게서 그러한 '퍼포밍'은 느낄 수가 없어요.


제가 판단하기로 이 곡은 절대적으로 암보로 연주했어야 합니다. 곡을 들어보면 결코 어려운 곡도 아니거든요. 맘먹고 며칠 연습하면 충분히 암보할 수 있는 수준의 곡이죠. 상징적인 조명과 숨 불어넣기 같은 것에서 연주자는 그것이 상징하는 바를 표정이든 몸짓이든 표현해야만 했는데 악보를 보느라 전혀 그러질 못합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소리를 치니 그저 쌩뚱맞게 들릴 뿐이지요. 그 패시지 전에 조명에 맞추어 표정연기를 하고 숨을 불어 넣거나 호흡을 할때 그것이 상징하는 바를 표정이든 몸짓이듯 '표현'하는 바가 있었다면 그 '외침'이 무언가의 울림으로 다가 올 수 있었을 거에요. 컵을 떨어 뜨릴 때도 마찮가지이고요. 이것은 호흡이 머젓음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그것을 '표현'하는 연주자는 컵을 떨어뜨리는 단순한 행위만 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그 행위가 상징하는 바를 '연기'해야 비로서 이 곡을 연주한 것입니다. 공연적 요소로서 주제적 상징을 함께 쓰는 이런 종류의 음악 작품은 '표현'이나 '연기'를 켤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 입니다.


그런 점에서 연주자의 연주는 수준 이하의 것이며, 이 연주는 실패한 공연입니다. 다음에 이곡을 다시 연주하려거든 반드시 암보로 연주하고 '표현'에 충실하여 연주할 것을 조언드리는 바 입니다.



별점. ★★ (2) (작곡 작품에는 3개를 주고 싶으나 '실패한' 연주 땜에 1개 깎음)



입동풍경

윤.영.숙!!!! 작곡 (2013년) ((사) 한국 여성 작곡가회 추천이라 했지 사실은 강요!!!)

바이올린1 임재홍, 바이올린2 김현지


- 영상 없음 -


늦가을 정취가 남아있고 겨울이 시작되는 절기인 입동, 그 즈음의 일상과 추억을 두 대의 바이올린으로 표현해 본 작품이다. 4악장 구조로 되어 있으며, 상반되는 듯 공존하는 두 악기의 역학 관계가 작품의 기조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이다. 바이올린이 선육악기라는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작품에 쓰여진 음조와 화성, 림듬, 동음반복 등은 교호 작용을 통하여 각 악장의 서로 다른 주제로 제시된다. 연주자의 대담하고 힘찬 보잉이 요구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화제라 쓰고 문제의 인물이네요. (필자의 포스팅과 문제제기 참고(링크)) 이 와중에도 연주회를 하겠다는 이분의 열정아닌 열정에 혀가 내둘러집니다. 일단 이 리뷰에서는 이런 저런 사건에 대한 문제의식은 접어두고 음악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려합니다. 보시다 싶이 영상은 올라와 있지 않네요... 필자가 협회에 공개적으로 문제제기를 했었고 또 며칠 후 숙대에서 파면 징계가 확정되었는데요... 그래서 문제의 인물에 대한 영상은 올리지 않은 듯 합니다.


이 곡을 들은지 시간이 제법 지났고 처음 듣는 곡을 세세히 기억하기란 쉽지 않죠. 그래서 현장에서 감상하며 메모했던 것을 기초로 간략한 인상만 쓰겠습니다. 일단 임재홍님과 김현지님의 연주가 매우 훌륭했습니다. 양 연주자간 호흡도 잘 맞았고 무엇보다 음악적 표현에서 디테일이 살아 있습니다. 연습과 준비가 상당히 잘 되었습을 느낄 수 가 있었으며 개인적으로 생각하길 이날 연주회에서 가장 높은 연주 완성도 였다고 평가하는 바 입니다. (아무래도 작곡가의 열정(?)이 대단하다 보니 연주자들도 긴장하고 빡세게 준비한 듯..-_ㅡ";;;ㅋ)


호모포니를 탈피한 현대음악에서 현악기의 중음주법은 대개 음색적 텍스쳐로써 활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곡에서는 호모포니적 요소로서 선명하게 화음들을 다루며 또 개개의 선율적 흐름을 이어가며 폴리포니적 요소도 잘 결합하여 들려주었습니다. 작가의 인성 및 도덕성과는 별개로 음악적으로는 매우 힘있고 화려하며 기교적인 곡이었고 연주도 매우 훌륭해서 제 취향이 아닌데도 제법 높은 평점을 매깁니다.


별점. ★★★★ (4)



Work in Progress

강은경 작곡 (2012년) (21세기악회 추천)

클라리넷 김욱, 바이올린 JYP 박진영, 첼로 우미영(!!), 피아노 이선옥, 지휘 최세훈



"Work in Progress"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a piece of work that is not yet finished'이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작품, 즉 '진행 중인 작품' 이란 뜻이 된다. 그렇다면 나는 이렇게 표현하기로 한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발전하고 있는, 환전함을 향해 가고 있는 피조물!!

작품 전체적인 구조를 살표 보면 짧은 음가들의 합성으로 구성된 유니즌(Unison)이 제시되고 뒤이어 등장하는 장2도와 3온음(tritone)에 기초한 유니즌의 조합이 작품의 도입부를 구성한다. 거기에 끊임없이 생성되는 짧은 음가들이 배음렬의 기초 위에 흩어지며 변화하고 반복하여 전체 요소가 다 결합된 유니즌의 대단원을 이루며 소멸된다. 사라진 음향의 공간에 남아있는 잔향들이 피아노 솔로에 의해 진행되고 여전히 끝나지 않은 작업의 과정들이 열린 결말을 향해 힘차게 마무리 된다.


앗! 저 첼는?!!! 바로 어제의 그녀?!! ㅎㅎㅎ (작곡제전III 리뷰 1부(링크) 참고하셈..ㅋ)

이 날은 다행이도 첼리스트 말고 음악에 집중해서 들었습니다.ㅎㅎ 그러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야겠는데요... 하여간 그놈의 영어 울렁증 때문에...ㅎㅎ 또다시 프로그램의 표기문제와 해설에 대해 한마디 하고 싶으나 그동안 다른 리뷰에서 충분히 언급했으니 이번에는 그만두겠습니다.


전체적으로 하나의 문맥을 이루며 기승전결하는 구조의 음악은 아닙니다. 분별되는 개개의 단락을 두어 어떠한 전개를 이루는 듯 하다가도 금방 새로운 전개로 전환합니다. 서정은님은 세미나에서 분석하기를 '선명히 구분되는 여러 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진 단악장 곡으로서, 일정한 정점을 향해 전개된 후 마무리되는 전통적 악곡구성과 달리, 제목 그대로 여전히 끊임없이 변화...(중략)' 라고 하였는데, 확실히 개개의 단락들이 구별되어 들리며 각각의 단락간의 연결구를 형성하는 전개는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곡 구성은 전통적 악곡에도 있습니다. 모차르트의 곡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향이지요. 8~20마디 내외가 하나의 단락을 이루고 단락 간에 연결구 없이 여러 단락을 한 악장에 묶어 두는 것은 모차르트에서도 흔히 발견되는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제 곡도 그러하고요..ㅎㅎㅎ


앞선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저는 독특한 편성이나 다양한 음색적 변화와 기교를 들려주는 곡을 좋아하는 데요.. 이 곡도 그런 류의 작품인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짧은 연주시간 안에 매우 다양한 소리와 음색을 들려주는 곡으로 개개의 단락 하나 하나가 제법 흥미로워요. 다만 한가지 진하게 아쉬운 점도 있는데요... 이 곡에서 타악기 연주자가 한명 정도 포함되었더라면 그 음색적 효과가 더욱 더 효과적이였을 단락이 몇군데 있다 보니 그점이 못내 아쉽군요. 혹시 작곡가께서 개작하실 마음이 있으시다면 편성에 타악기를 추가 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별점. ★★★☆ (3.5)



나무와 달과 하얀 새

원현미 작곡 (2013년) (델로스 추천)

피아노 조상은, 서정원 (피아노의 조상은 서정원이 아니라 챔발로!!ㅋ)



이 곡은 이중섭 화가의 작품(나무와 달과 하얀 새)를 토대로 신비스러운 숲-나무-달-하얀 새-삭막한 겨울을 나고자 하는 새의 열정적인 의지를 표현한 다섯 개의 짧은 모음곡으로 불협화적인 화성의 구조, 선율의 방향성을 통해 음악적 성격을 구분하였다. 두명의 연주자가 다양한 Texture로 음악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곡이 진행되면서 시간적 흐름이 점점 빨라지고 고조되는 감정적 표현이 돋보이는 곡이며 여주자의 섬세한 기교가 요구된다.


이미지를 표현한 작품인데요.. 관객이 작곡가가 표현하고자 한 이미지를 감상중에 작가와 공유할 수 있는가라는 전통적인 고민들은 일단 제처 두더라도.. 이런류의 작품에서 정말 고민할 부분은 따로 있는데요... 그것은 그 표현 대상이 되는 이미지 또한 누군가에 의해 새롭게 구성된 예술작품일 때 그러합니다. 작곡가인 원현미님 음악언어의 독자성은 별개로 많은 관객들은 어쩔수 없이 감상중에 이중섭을 떠올릴 만한 어떠한 단서를 잡으려 할 테니까요. 이중섭 또한 매우 독창적이며 개성적인 그림 세계를 갖고 있는 세기적 예술가입니다. 그의 작품을 주제로 음악을 쓰다보면 작곡가 자신은 개인적인 감상에서 오는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들을 곡에 풀었겠지만, 그 곡을 감상할 감상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작곡가의 그것과 자신이 갖고 있는 이중성에 대한 느낌을 비교하기 마련이니까요. 그래서 이런 곡을 들을 때 감상자들은 자신이 갖고 있을 이중섭에 대한 느낌을 일정부분 배제하고 들을 필요가 있는데... 작품해설을 읽은 이상 그것이 결코 쉽지많은 않네요..

이중섭 - 나무와 달과 하얀 새


조명까지 활용하면서 곡이 표현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시도는 매우 좋습니다. 연주도 비교적 훌륭하고요. 다만 음악적으로 몇몇 부분은 매우 관습적으로 들리기에 (그것이 설령 불협화음이라도 진행이나 해결방식이 매우 관습적임) 이중섭의 독창적인 그림체와 비교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위 그림이 이 곡의 착상이 된 그림입니다. 어떤가요? 그림체가 관습적인가요? 그림에 비해 음악언어는 상대적으로 관습적이라는 느낌이 강해요.


앞서 언급했듯이 위의 이미지를 배제하고 감상을 한다해도.. '새의 열정적 의지'를 표현한 부분적 인상적 울림이나 전개에 주목을 해야만 하는데 포르테(forte)의 울림이나 화려한 스케일로 점처지는 그러한 표현은 너무 관습적인 것 같네요. 그래도 각 단락의 전개구도는 매끄럽고 좋습니다.


별점. ★★☆ (2.5)



소리

이돈응 작곡 (2013년 / 개작초연) (한국 전자음악 협회 추천)

첼로 이현정, 전자음악 이돈응


-영상 없음-


이 곡은 첼로에 숨겨져 있는 고유의 소리를 끌어내어 들어보자는 의도에서 착상이 되었다. 따라서 2:3의 진동수 비율인 완전5도로 조현된 체로 개방현 그 자체의 소리와 각 개방현의 자연배음들을 이 곡 전체의 기본적인 소리 구조로서 사용하였고, 더 나아가 그 진동수 비율을 시간적 기본 요소로 사용하였다. 완전 5도로 조현된 첼로의 각 개방현의 전ㅊ적인 진동수의 비율은 8:12:18:27 (C:G:D:A)이 되고, 진동주기의 시간적인 비율은 그의 반비례가 된다. 이 진동수와 시간적인 비율을 이용해서 모든 리듬의 진행과 크고 작은 모든 형식의 구조 및 매 순간 어느 현을 울려야 하는가 등을 결정하였다. 이 기본적인 리듬과 음고를 현대의 전자 음향 기술을 이용하여 완전5도의 2:3의
 비율로 계속 화장과 축소를 하며 계속 발전시켜 나아갔다. 이 곡에서 완전5도로 조현된 첼로 개방현의 실제 배음의 무지개와 더불어 전자적으로 더욱 확장된 음향의 무지개를 듣게 된다.


역시 협회 공식 유투브 채널에 영상이 올라와 있지 않습니다. 전자음 실황 (Live Electronic Sound)와 함께 연주되는 곡인데 영상에 전자음을 제대로 잡을 수 없어서 올리지 못한 듯 합니다.


이 곡은 개인적으로 이날 연주회에서 가장 실망한 곡입니다. 제가 이돈응님과 개인적 친분은 없지만 제 스승님의 후배라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들었었고 이날 연주회에 온 지인이 좋은 작곡가라고 추천하여 잔뜩 기대했었죠.(게다가 서울대 교수!!)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커지는 법..! 사실 연주전 세미나에서 관련 곡에 대한 설명을 듣고 몇가지 의아한 점도 있기는 했지만 아직 곡을 들어보기 전이므로 그냥 넘겼습니다.


곡의 전개 방식은 첼로가 개방현만을 연주하고 그 소리를 마이크로 받은 컴퓨터가 사전에 프로그램밍 된 알고리듬(Algorithm)에 따라 여러 채널의 스피커로 특정 배음들을 재송출하는 방식입니다. 예컨대 개방현 C를 연주하면 그 위 아래의 완전5도 단위의 배음들이 스피커를 통해 들리고 그 배음들이 다시 마이크로 들어거 또 그에 대한 배음이 나오고..... 그런식으로 어떠한 선율구조나 리듬구조를 배제한 울림만 있는 '음향작곡'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울림의 시간단위를 진동주기에 따라 나누고 배치하였다는데 형식적이나 구조적인 아이디어 일 뿐 음향적 아이디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러한 진동수 비율이나 자연배음을 음향적으로 개발하고 활용하는 작곡가들이 여럿 있는데요. 대표적인 작곡가가 그리시(Gerad Grisey, 프랑스)와 하아스(Georg Friedrich Haas, 오스트리아)입니다. 그 둘의 작품들과 비교하면 이 작품에서의 활용 방식은 너무 1차원적이고 단순합니다. 그래서 음악에서 별 감흥도 못 느끼고... '넌 울리냐? 난 들린다!' 식으로 멍~ 하니 아무생각 없이 듣게 됨으로 '음악 감상'이 아닌 단지 무언가가 '들리는 것'이 됩니다.


연주회 전후에 작곡가에게 직접 물어보니... 이러한 것들이 철학적으로 자연의 소리 찾는 과정이고 첼로 고유의 소리를 끌어낸 것이라 하지만... '솔까말' 개인적으로 드는 의문은 근본적으로 '자연의 소리'라던가 '첼로 고유의 소리'를 굳이 컴퓨터와 스피커를 통해 '전자적 음향'과 인조적으로 설계된 알고리듬으로 재현될 필요가 있는냐 라는 것입니다. 그냥 자연 한가운데에 가서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 되지요! 이 또한 철학적 의문입니다...


사실 이런 류의 배음들이 얽히고 섥힌 울림들은 일상에서도 들을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헬기가 지나깔 때 주파수가 멀리 퍼지는 저음의 울림부터 들리다가 헬기 가까워 질수로 고음역이 더해지고 다시 멀어지면 저음역만 울리죠.. 또 대나무 숲 한가운데에 가면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와 잎새들로 부터 수많은 배음들이 얽히며 내는 소리들을 들을 수 있는데요.. 거기에 풀벌레 소리와 새소리, 계곡의 물소리까지 더 해지면 음악적으로도 예술적으로도 그리고 철학적으로도 매우 훌륭히 어울어진 소리들이에요. 어설픈 연기의 '서프라이즈'식의 재현드라마 같은 이런 류의 음악으로 재구성된 소리들은  '재현'된 어설픈 '가짜 자연'의 소리나 다름 없죠. 저라면 이 작품을 굳이 찾아 듣느니 먼 산사로 가는 더 큰 수고를 하더라도 '진짜 자연'의 소리를 듣겠습니다. 하다못해 스마트폰 앱으로 다운 받은 명상 및 수면 유도용 '자연의 소리'를 듣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요.


물론 이 모든 것은 저의 개인적인 견해이자 감상평으로 다르게 생각하시거나 감명받으신 분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별점. ★☆ (1.5)



Anticausal,... Stained Air (비인과적인,… 얼룩진 공기)

이병무 작곡 (2011년) (ISCM 추천)

플룻 권혜진, 클라리넷 백양지, 바이올린 이윤의, 첼로 이수정, 피아노 김영아, 지휘 김승림



인간관계가 없다는 것과 인과관계를 지양한다는 것은 다른다. 음악에 있어서 인과관계를 철저하게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 자체가 인과관계의 또 다른 하나의 모습일 테니까. 음악 내부 요소들간의 인과관계는 알게 모르게 우리 머리 속에 경험에 의해 프로그래밍되어 있는 바가 크다. 비조성 음악은 조성음악이 가지는 인과관계를 파괴하거나 재구성하는 방법을 통해 새로운 인과관계를 설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전통적인 스테인드 글라스(stained glass)가 뿜어내는 현대적인 느낌은 형태를 더 작은 요소로 구획하고, 그 구획된 것을 각기 다른 색깔로 칠함으로써 일종의 양자화(quantization)를 한 데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그 작은 요소들은 철저히 전체 형태를 위해 인과적으로 구성되며, 비 독립적인 성격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그것이 오늘날의 많은 비슷한 착상에서 시작하는 현대미술과 다른 점이다.

이 곡은 음악적 형태라는 비교적 큰 덩어리들의 비인과성을 지향한다. 스테인 글래스의 하나의 구획과 같이 곡은 여러 개의 작은 시간적, 음악적 구획들로 나뉘어지고, 그들은 비교적 서로 다른 색채를 띠며 계속해서 변화되어 나아간다. 또한, 그 변화되는 구획들의 총합은 당연히 우리가 간직한 프로그램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 아니기를 희망하지만, 이미 그러한 비인과성에 익숙한 청중에게는 또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다가올 것이다.


지휘자(김승림)가 지휘를 굉장히 잘 하네요. 현대음악 전문 지휘자인 듯 합니다. 나중에 프로필을 확인해 보니 작곡가이기도 하네요..ㅎㄷㄷ  제법 난해하고 다소 산만해서 연주의 합이 잘 맞지 않으면 자칫 망할 수 도 있는 곡인데 훌륭한 지휘자 덕분에 음색적 포인트 마다 합이 잘 맞아들어갑니다. 좋은 연주자와 지휘자를 만나다는 건 작곡가에게 크나큰 축복입니다. 그런점에서 작곡가 이병무님이 부럽네요...ㅠㅠ


곡은 전체적으로 큰 에너지를 형성하거나 한줄기 거대한 흐름을 형성하지는 않지만 개개의 요소들이 결합되는 순간 순간들이 극적이라 산만한 구성임에도 매우 주목도가 높아집니다. 그 순간들을 오차 없이 연주한 지휘자와 연주자들이 빛나는 순간이기도 하지요. 시종일간 난해하고 산만한 구성인데도 이토록 주목도가 높다라는 점은 매 단락마다 음색적 합을 마추는 순간을 작곡자가 잘 선택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대단한 센스죠. 같은 작곡가로서 부럽습니다..ㅠㅠ


별점. ★★★★ (4)



목관5중주 제 2번

백병동 작곡 (1999년) (초청작품)

여음 목관5중주단 (플룻 이지영, 오보에 오선영,  클라리넷 송정민, 호른 신현석, 바순 김형찬)



이 곡은 아울로스 목관 5중주단의 위촉으로 작곡되었다. 실험적 탐구를 수반한 작곡가들의 고집스런 발언들이 청중들이에게 끊임없이 강요되면서 현대음악은 어떤 면에서 음악의 순수성과 음악의 본질로부터 점차 멀어지고마는 안타까운 현실을 초래하고 말았다. 그의 목관5중주 제 1번과 이 작품을 비교해보면 그가 이러한 현상에 대해여 회의하고 좀 더 청중에게 다가가는 음악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이 작품을 썼다는 사실이 명확히 드러난다. 성격적 차이가 분명히 드러나는 세 개의 악장과 그 사이사이에 음악적인 흐름을 도와주는 간주곡이 삽입되어 있다는 구성적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그는 두 곡의 목관5중주를 통해 판이하게 다른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제 1번이 다섯 악기의 개별적 특성을 다소 간과한 채 함께 어우러지는 음향, 음색에 치우친 실험적이고 자극적인 음향을 빚어내고 있다면, 제2번은 부분별로 각 악기의 역할을 분명히 구분하는 목관 5중주 본연의 표현방법 즉, 음색을 고려한 악기의 중복(doubling), 유니즌(unison), 주요 음형의 화성적 병진행, 주제와 배경을 분명히 구분하는 호모포니(homophony)적 구성 및 폴리포니(polyphony)적 전개 등을 통해 간결하고도 분명한, 편안한 음악을 들려준다.


원로 작곡가인 백병동님의 곡으로 이번 작곡제전의 초청작품입니다. 작곡연도는 1999로 최근 작품은 아닙니다. 그러나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작품활동을 하시는 열정적인 분이시죠. 99년곡이라 해도 작곡가가 36년생이니 60대에 쓴 곡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젊은 작가들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과감함은 없습니다. 그래도 완숙함이라 해야할까요.. 쉽게 쉽게 무난히 풀어져 가는 음악들에서 대단한 인상들은 없지만 나름 듣는 재미가 쏠쏠한 데가 곳곳에  있습니다. 이런걸 노련미라고 해야 할까요?! 그래도 뭔가 음향적으로든 전개적 흐름으로든 개대할 만한 무언가는 듣기 어렵네요. 청중에게 좀 더 다가가려는 작곡가의 생각이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이것이 청중이 반길만한 성향이나 편안한 곡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짤막짤막한 일종의 바가텔들 같은 구성인데요... 그래도 개개의 악장에서 뭔가 전개되는 거 같아 주목할 양이면 곧 그 악장이 끝나버리네요. 그래서 그런지 각 악장마다 뒷 맛이 아쉽습니다.



총평 및 정리

이번 작곡제전 리뷰에서 각 곡마다 개인적인 별점을 매긴 이유는 연주회 후에 내년의 위촉 및 지원을 받을 작곡가를 선정하기 위한 투표를 하기 때문인데요... 백병동님의 곡은 III의 박영희님과 마찮가지로 초청곡이라 후보에서 제외 되므로 따로 별점을 매기지 않았습니다. 전 제 별점에 따라 이병무님에게 투표했습니다.ㅎㅎ


양일간의 연속된 연주회를 통해 참으로 다양한 작곡가의 작품들을 들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유익하고 이런저런 자극을 받았던 시간들 이였는데요... 리뷰에서 여러차례 언급된 문제들에서터 연주의 질 등 여러 가지 아쉬움도 많이 있네요. 내년에도 진행될 작곡제전에서는 그러한 미흡한 점들이 개선되길 희망합니다. 특히 몇몇 작품에서 나타난 형편없는 연주의 문제는 반드시 개선되길 바랍니다.


이상으로 2014 대한민국 실내악 작곡제전에 대한 모든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요.. 유익하셨다면 아래 공감 버튼 누르는 거 잊지 말아주세용~


그리고 다음 리뷰도 기대와 관심,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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